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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<본즈 앤 올> 속 '식인'에 대하여

soobornin2001 2024. 6. 19. 14:41

 

 

지난 2022년 개봉되었던 영화 <본즈 앤 올>.

많은 이들의 인생 영화 <콜 미 바이 유어 네임>의 루카 구아다니노 감독과 티모시 샬라메가 다시 한번 호흡을 맞추면서 많은 이들의 기대를 불러 모았던 영화이다.

 

 

 

 

영화<본즈 앤 올>이 티모시 샬라메의 출연 만큼이나 화제가 되었던 이유는 바로 ‘식인’을 소재로 한 영화라는 것.

 

• 카니발리즘 (cannibalism) : 한글로 해석하면 ‘동족포식’이란 뜻으로, 육식 또는 잡식동물이 동종의 개체를 잡아먹는 행위를 일컫는다. 인간의 동족포식 행위가 바로 ‘식인’.

 

 

 

 

 ‘식인’이라는 식성을 가진 열 여섯 소녀 ‘매런’과 열 여덟 소년 ‘리’가 만나 서로 사랑하며 성장하는 과정을 보여주는 공포 로맨스물로, 실화를 다룬 영화가 아닌 소설을 기반으로 한 영화임에도 이러한 내용이 조금은 기괴해보일지 모르겠다.

 

 

 본 글을 통해 <본즈 앤 올>이 ‘식인’이라는 기괴한 소재를 통해 우리에게 어떤 메시지를 전하려 하는 것인지 짧게 살펴보자.

 

 

 

 

• <본즈 앤 올>에서 ‘본즈 앤 올’의 의미?

 

 Bones And All, 한글로 ‘뼈저리게’라는 의미를 갖고 있음과 동시에 직역하면 ‘뼈까지 전부’라는 의미이다. 영화에서 식인의 식성을 가진 캐릭터 제임스가 ‘풀 본 Full Bone’에 대한 이야기를 한다. 풀 본은 식인을 하는 ‘eater’들이 살과 피 뿐만 아니라 뼈까지 먹는 행위라고, 엄청난 쾌감이 있다고 말이다.

 

 그리고 마지막 장면, 죽어가던 ‘리’는 ‘매런’에게 이렇게 말한다. “본즈 앤 올, 날 사랑하고 먹어줘.” 태어남과 동시에 남들과 다른 식성으로 언제나 있는그대로의 자신으로 사랑받지 못한 리와 매런. 리의 마지막 그 말은 “있는 그대로의 나를 받아들여줘.”라는 말이 아니었을까.

 

 

 

 

• 영화에 ‘식인’이라는 소재를 사용한 이유?

 

 이 영화에서 ‘식인’ 이라는 행위는 ‘다름’을 의미한다. 남들과 다른 식성을 타고 난 매런과 리. 이 둘은 다르다는 것을 이유로 누구 와도 깊이 마음을 나누지 못했다. 그런데, 영화나 드라마에서 ‘다름’을 이야기하기 위해 사용하는 소재로 ‘식인’이 아닌 좀 더 우리에게 익숙한 것들이 있지 않은가. 인종, 성별, 나이, 장애 등등. 그런데 이 영화는 굳이 ‘식인’이라는 소재를 통해 ‘다름’을 이야기한다.

 

 그 이유는 ‘식인’이라는 아주 극단적인 소재를 통해 이 영화의 모든 관객들이 ‘동일한 입장’에서 이 영화를 감상했으면 하는 마음이었지 않았을까 라고 조심히 생각해본다. ‘다름’을 이야기하기 위해서는 다름을 가지고있는 누군가를 등장인물로 등장시켜야 하는데, 영화 관람객 중 누군가는 영화 속 그 다름을 본인이 갖고 있는 사람이 있을 것이다. 그렇다면 그 영화를 감상하는 관점 자체가 다름을 갖고 있지 않은 사람과 매우 달라질 것이다.

 

 <본즈 앤 올>은 식인이라는 극단적 다름을 영화 속 다름으로 등장시켜, 모두가 같은 시선으로 그 영화를 관람할 수 있게 만든 것이다. (식인을 하는 사람이 이 영화를 볼 수 있는 확률은 매우 적지 않을까.) <본즈 앤 올>이 식인을 소재로 삼은 것은 더 많은 사람들에게 다름을 이야기하기에 가장 좋은 소재이자 다름을 이야기하는 와중에도 또 다시 누군가의 다름을 불편하게 하지 않기 위한 작은 배려라고 생각한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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